안산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작은 산입니다. 무악산이라고도 한답니다. (인왕산과 안산사이에 있는 고개가 무악재입니다.) 높이가 296미터이니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수 있습니다.

엊그제 아는 형님과 함께 안산으로 지오캐싱을 다녀왔습니다. 지오캐시가 많이 설치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요즘 천보산(의정부), 백련산, 우면산, 모락산(안양) 등 서울 주변의 야산들에 설치된 지오캐싱 루트를 섭렵하는 중인데, 정오쯤 출발하느라 시간도 마땅치 않아 길지 않은 코스를 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엔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생각지도 않은 보물을 발견한 느낌이었습니다. 왜그런지는 차근차근 말씀드리기로 하고, 일단 제가 올라간 코스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서대문독립공원을 잠깐 구경한 후, 한바퀴를 돌아 무악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지하철역 1구간입니다. ㅎㅎㅎ

처음 시작부분의 경치는 그냥 동네 뒷산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냥 정자 한두개 있고 운동시설 한두개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가 화살표를 쳐둔 정상 부분을 다가서면 경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봉수대가 설치되어 있는 꼭대기에 다가서면 암벽이 나타나고, 제가 갔을 때는 암벽등반을 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봉수대 옆에는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조망장소라는 팻말이 하나 있는데, 제가 이제껏 보았던 어떤 곳보다도 정말 뷰가 정말 멋진 곳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입니다. 아래는 함께 간 형님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날 황사가 있어서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북한산/인왕산/북안산/남산까지 모두 보여 정말 멋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지점은 중간쯤에 있는 조망지점에서 촬영한 사진이로군요.

아래는 다른 사이트에서 가져온, 안산 정상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날씨가 맑다면 저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운데 아래쪽으로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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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루트에 지오캐시를 주로 설치한 분은 HITMAN 이라는 아이디를 쓰시는 미군입니다. 여기 말고도 여러군데 많이 숨기셨는데, 설명도 충분치 않고 좌표도 정확하지 않고 힌트도 없는… 그런 캐시를 싫어한다고 여기저기 캐시에 남겨서 분란을 많이 일으킨 분입니다. 🙂 특히 작은 캐시, 그러니까 필름통보다 작은 마이크로급 캐시를 싫어하는 편이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 캐시 루트에는 이 분이 설치한 7개의 캐시중에서 5개를 큰 통으로 설치했습니다. 그중에서 한개는 레귤러급, 그러니까 탄약통 크기의 캐시를 말하는데, 진짜 탄약통을 설치하셨더군요. 이 Ansan 5 캐시는 제가 지금까지 본 중에서 최고의 캐시로 꼽고 싶은 캐시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설치된 장소가 정말 전망이 좋은 지점입니다. 물론 멀티캐시라서 최종 위치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위에 있는 사진이 바로 그 캐시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전망이니 1등급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이 캐시는 Chirp 캐시라고 부르는 멀티캐시입니다. Chirp 이란 아래 그림과 같이 가민(Garmin)사에서 개발한 장치로서 기능이 지원되는 GPS를 가까이 가져가면 그 Chirp에 내장되어 있는 좌표가 자동으로 GPS에 전송되는 장치입니다. 그러니까, chirp이 지원되는 GPS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시작좌표점의 위치에 가면 새로운 좌표가 나타나고, 그 좌표에 가면 최종 지오캐시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Chirp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GPS라면, 적당한 문제를 풀어서 최종좌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 GPS도 지원되지 않는 기계입니다. ㅠㅠ)

세번째,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캐시 콘테이너는 탄약통(ammo can)입니다. 원래 지오캐싱에서 레귤러급 – 우리나라 말로는 일반급 – 크기가 탄약통을 기준으로 할 정도로 외국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모양이지만, 저는 탄약통을 사용한 캐시는 처음 봤기 때문에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항상 기껏 멀리 캐시를 찾으러 왔는데 종이한장 들어있는 필름통 하나라면 너무하다. 고생해서 찾아가야하는 캐시라면 크기가 크고 여러가지 아이템이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거의 모든 캐시를 스몰(small)급 이상으로 설치하고 게다가 가장 중심이 되는 캐시는 탄약통으로 설치한 HITMAN 님의 정성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무조건 호감캐시(Favorite) 점수를 1점 추가했습니다.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면 아마도 기꺼이 그렇게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을 정도로 정말로 추천하고 싶은 캐시입니다. 제가 이렇게 추천하는 지오캐싱 루트라고 글을 쓴 것도 이 캐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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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하나 더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캐시가 있습니다. DigitalFudge님이 설치한 LX2 라는 캐시입니다. 이 캐시를 특별히 소개시켜드리는 이유는 2가지입니다.

첫번째 이 캐시는 캐시통 자체가 아주 멋집니다. 등산로에서 겨우 4-5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데 크기도 아주 커서 누구가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정말 완벽한 위장을 자랑하는 캐시입니다. 캐시의 형태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그 자체가 스포일러라서 올릴 수는 없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두번째 우리나라에서 몇번째 안되는 아주 오래된 캐시입니다.  지오캐싱닷컴 캐시검색에서 우리나라이름을 기준으로 검색하면 최근 설치된 순으로 우리나라 캐시를 모두 볼 수 있는데 (현재 4,120개), 마지막 쪽에가면 가장 오래된 캐시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가 그 결과인데, 이 LX2는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오래된 캐시입니다. 무려 2005년 1월 25일에 설치되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멋진 아이디어로 제작된 캐시라니… 정말 감명이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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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 이유로, 저는 제가 이제껏 경험했던 여러가지 캐싱루트 중에서 단연 이 루트가 최고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번에 4개의 캐시를 새로 추가하면서 그중 하나는 아주 멋진 걸로 넣었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지오캐싱을 처음 시작하는 분이든, 오랜 경험을 가지신 분이든 이 루트를 꼭한번 찾아주시라고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실망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민,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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