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캐싱(geocaching)은 간단히 GPS를 이용한 첨단 보물찾기입니다.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취미인데, 보물을 찾는 것은 물론 기쁜 일이지만, 지오캐시를 숨기는 것도 나름 상당히 즐겁습니다.

지오캐시를 설치하면 그것을 찾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방문을 해서 남겨주시는 로그를 보면서 매번 기뻐하게 되지만, 캐시를 설치할 때 어디에다 어떤 캐시통을 어떤 방법으로 숨겨야만 찾는분들이 즐거워할까… 하는 고민을 하는 과정 자체가 아주 즐겁기 때문입니다.

제가 엄청나게 많은 캐시(Cache)를 숨긴 건 아닙니다. 모두 합쳐서 아직 70개도 안되고, 그나마 거의 서울, 그것도 영등포구와 관악구 쪽에 몰려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제가 지오캐시를 숨기는 원칙이니 뭐니 하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쯤 한번 정리를 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제가 캐시를 설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방금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찾으러 오는 분이 얼마나 즐거워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즐겁다는 게 완전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떤 한분이 만족스럽다고 해서 다른 분들도 반드시 좋아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기준에서 이렇게 하면 찾는 분들이 좀더 즐겁지 않을까… 하는 몇가지 기준을 써보겠습니다.

지오캐시는 아름답고 깨끗한 곳에

가장 먼저, 캐시를 설치한 곳이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캐시를 찾으러 왔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곳을 알게 해주어 고맙다… 하는 이야기가 그 지오캐시에 대한 가장 큰 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세계 지오캐시로 소개드린 돌사람 캐시Gibson Peak 등이 이런 기준에 맞는 캐시겠죠.

제 캐시중에 그나마 조금 이 기준에 맞는 것이라고 한다면 동작대교 노을카페에 설치한 캐시(Enjoy the sunset from Noeul Observation deck)과 아래 사진에 있는 당산대교옆 인도교 캐시(Enjoy the River View)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고 보니 둘 다 캐시이름이 Enjoy 로 시작되었는데, 어쨌든… 지금까지 설치한 모든 캐시에서 단 두개만 남기라고 한다면 이 둘을 남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기준을 반대로 한다면 지저분한 곳에는 절대로 설치하지 말자는 게 원칙이겠네요. 제 캐시들은 현재, 서울대-낙성대쪽, 영등포-여의도쪽, 그리고 보라매 공원쪽… 이렇게 크게 3군데에 줄줄이 캐시로 설치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약간 깨끗하지 못한 환경에 설치된 캐시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Premium 캐시로 만들어서 초보자들은 아얘 못보게 막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요.

숨기는 지점은 특히나 깨끗한 곳, 접근하기 좋은 곳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의자밑에 설치한 캐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가능한 한 일반인이 많지 않은 곳에만 설치하려고 했고, 캐시를 찾을 때 이상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나, 뭐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싶은 곳에 손을 넣어서 뒤지게 하는 건 가능한 한 피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끔 보면 화장실이나 쓰레기통 근처, 건물 뒷곁 잡동사니가 쌓여 있는 곳 같은 곳에 설치된 캐시가 있는데, 위치를 확인하면 아얘 찾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집니다. 그냥 손가락 끝으로 한두번 뒤적거리다가 포기하고 말죠. 나름대로 지오캐싱을 좋아하는 제가 이런 생각이 든다면, 지오캐싱에 처음 입문하거나, 일반인이 봤을 때는 지오캐싱을 싫어하게 만들 수 있겠다 싶은 정도입니다.

클수록 좋은 게 지오캐시

지오캐시의 종류를 읽어보시면 지오캐시의 크기는 마이크로, 스몰(작은), 레귤러(일반), 라지(큰) 로 구분됩니다. 단어를 그대로 해석한다면 가장 일반적인 크기의 지오캐시는 레귤러급으로서, 대충… 군용 탄약통 정도의 크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레귤러 사이즈의 캐시통은 보기가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은 캐시가 많다는 뜻이죠. 특히 도심지에서는 큰 것을 설치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캐시통, 특히 마이크로급의 캐시통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설치한 캐시통도 거의 마이크로급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동글납작한 캐시통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캐시콘테이너도 대부분 마이크로 급이고요. 아마 스몰(소형)급은 5개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큰 캐시통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특히 도심지가 아닌 야외에서는 길을 약간만 벗어나도 숨길 곳이 많으므로 가능한 한 큰 것을 설치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소형급 이상으로요. 길에서 제법 떨어져서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돌을 들춰내보니까 겨우 필름통이 숨겨져 있다… 이건 정말 아이다 싶거든요.

줄줄이 캐시를 설치하려면 설치할 캐시통을 모두 들고가는 것도 만만치 않으므로 일부는 마이크로급으로도 설치할 수 있겠지만, 그대로 가능하면 큰 캐시로 설치하고 싶습니다. 마이크로급을 설치할 경우엔 Premium 캐시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 싶고요.

나중에 언젠가는 정말 라지(Large)급으로… 구부리면 사람도 들어갈 정도의 캐시통을 설치하고 싶은데, 그런 날이 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은폐 보다는 위장하는 방법으로!

지오캐시를 숨기는 방법은 안보이는 곳에 숨기는 방법(은폐)와 어느 정도는 보이지만, 주변환경과 유사하게 만드는 방법(위장)의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은폐와 위장에 관한 예는 제가 써둔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지오캐시는 물론 은폐되어 있습니다. 눈에 안띄는 곳에 넣어두어야만 잘 보존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꽁꽁 숨겨져 있으면 (게다가 힌트도 없으면) 찾기가 힘들고, 심지어는 뭐가 나올지 모르겠다 싶은 곳에 손을 넣어서 만져봐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무심코 지나가면 보이지 않고, 잘 관찰하면 찾을 수 있는 장소에 색과 형태가 주변환경에 조화될 수 있도록 위장해 두는 것을 좋아합니다. 찾는 분들도 물론 좋아하시구요.

그리고 요즘에는 좀더 창의적인 형태의 캐시통을 만들려고 고민중입니다. 아래는 제가 요즘 계획중인 인공 돌, 가짜 돌입니다. 나뭇가지로 캐시만들기도 시도해봤고, 대나무 캐시를 만든 적도 있는데, 하여튼 필름통, 약병, 락앤락통… 이런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정말 감쪽같은 캐시통을 만나면 더 좋아하시게 마련입니다. 물론 만들고 설치하는 게 만만하지는 않지만, 멋진 캐시통은 그만큼 값어치가 있으니까요.

캐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반드시 좋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어느 정도 찾는 데 스릴이 있어야 좋다는 분도 있어서요. 하지만, 저는 지오캐싱이 캐시를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보상을 받는 것이며, 이왕이면 약간만 고민하면 찾도록 하면 훨씬 즐겁게 캐싱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너무 쉽게만 하는 건 재미가 없을테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힌트가 없으면 찾기가 힘들고, 힌트를 보면 찾기 쉽게” 설치하여, 힌트를 본다면 약간만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도록 설치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심지에서는 거의 마이크로급 캐시를 숨기게 되는데, GPS 좌표도 불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숨길만한 곳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힌트가 없으면 찾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오캐시 좌표를 정확하게 결정하는 방법에 따라, 지도를 참고로 위치를 결정한 다음, 명확하게 구분가능하게 힌트를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어쩄든… 제 캐시는 힌트까지 생각하면 평균적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서… 찾으시는 분들 중 90%이상이 찾을 수 있도록 설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실 못찾았을 때 로그에 남겨놓지 않는 경우가 왕왕있기 때문에 온라인 로그에서 90%정도 찾았다고 하면 실제로는 80%, 혹은 그 이하일 수 있겠지만, 하여튼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는 지오캐셔라면 힌트를 보면 쉽게 찾을 수 있게 설치하고자 합니다.

다만… 나중에는 아주 어려운 캐시를 설치할 계획도 있습니다. 적어도 3-4 단계를 거쳐야만 찾아낼 수 있는 멀티캐시나, 복잡한 퀴즈를 풀어야 하는 미스테리 캐시, 혹은 어떤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이긴 하지만 찾을 수 없는 T5 캐시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해야 할 게 너무 많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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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머… 생각나는 대로 쓰면서 나름 정리한다고 정리했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제가 지오캐싱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1,000개쯤 찾게 되면 그때는 또 다른 느낌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쯤 되면 새로 글을 써야겠죠~~ 그날을 기대해 주세요~ ㅎㅎ

민,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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